심사 지적사항(부적합 vs 권고사항) 발생 시 시정조치계획서 작성법
안전보건 경영시스템(ISO 45001 및 KOSHA-MS) 심사를 마친 뒤, 종료회의(Closing Meeting) 자리에서 심사원으로부터 '부적합(Non-conformity)'이나 '권고사항(Observation)' 지적을 받게 되면 대부분의 담당자는 순간적으로 큰 중압감과 좌절감을 느낍니다. 열심히 준비했던 서류와 현장 관리 노력이 부정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심사 현장에서 지적사항이 나오는 것은 결코 실패가 아닙니다. 오히려 외부 전문가의 눈을 통해 우리 시스템의 숨은 허점을 찾아내고 개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
저 역시 초보 시절에는 부적합 지적을 받으면 당황하여 심사원에게 감정적으로 항의하거나, 반대로 심사가 끝난 후 급하게 서류를 수습하느라 엉성한 시정조치 보고서를 제출해 재심사 요구를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심사원 자격을 취득하고 4년 차 베테랑이 된 지금은 지적사항을 대하는 태도와 처리 기술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오늘은 심사 지적의 유형별 차이점과 함께, 외부 심사원이 한 번에 승인할 수밖에 없는 완벽한 시정조치계획서(CAR) 작성법을 정리해 드립니다.
1. 지적사항의 유형 구분: 중부적합, 경부적합, 권고사항의 차이
시정조치계획서를 작성하기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지적받은 항목의 정확한 '등급과 성격'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지적의 등급에 따라 조치 기한과 제출해야 하는 증빙의 수준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첫째, **중부적합(Major Non-conformity)**은 경영시스템의 핵심 요구사항이 전면적으로 누락되었거나, 안전보건 관리의 치명적인 결함으로 인해 중대한 재해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위험성평가 절차 자체가 아예 없거나, 법적 필수 선임 인력이 지정되지 않은 경우입니다. 중부적합은 지정된 기간(보통 1~3개월) 내에 현장 재심사나 엄격한 서류 검증을 통해 시정조치가 완료되어야만 인증서가 발급되거나 유지됩니다.
둘째, **경부적합(Minor Non-conformity)**은 시스템 절차는 갖추어져 있으나 일회성 또는 부분적인 실행 누락이 발생한 경우입니다. 작업허가서 양식의 일부 항목 서명이 누락되었거나, 교육 이수율이 목표에 미달한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경부적합은 기한 내에 서면 시정조치계획서와 증빙을 제출하면 인증 심의를 통과할 수 있습니다.
셋째, **권고사항(Observation / Opportunity for Improvement)**은 규격 위반은 아니지만 시스템을 향후 더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심사원이 제안하는 조언입니다. 강제적인 시정 조치 의무는 없지만, 차기 심사 시 개선 이행 여부를 확인하므로 자율적인 개선 계획을 세워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2. 5-Why 기법을 활용한 근본 원인 분석(Root Cause Analysis)
심사원에게 제출하는 시정조치계획서에서 심사원이 가장 유심히 보는 페이지는 '어떻게 고칠 것인가'가 아니라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가(원인 분석)'**입니다. 대부분의 실무자가 범하는 가장 큰 실수는 원인 분석란에 "담당자의 주의 부족", "현장 작업자의 숙지 미흡"과 같이 단편적인 사람의 실수로 적어내는 것입니다. 심사원은 이러한 원인 분석을 보면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 의지가 없다"며 보고서를 반려합니다.
문제가 발생한 근본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반드시 **'5-Why 기법'**을 적용해야 합니다. 단순 현상 뒤에 숨겨진 절차와 시스템의 부재를 파헤치는 과정입니다.
발생 현장: 2공장 크레인 해태 점검 일지가 2주간 누락됨.
Why 1: 왜 점검 일지가 누락되었는가? → 현장 관리감독자가 점검을 수행하지 않음.
Why 2: 왜 점검을 수행하지 않았는가? → 신규 설비 도입 후 점검 주기와 담당자가 지정되지 않음.
Why 3: 왜 담당자가 지정되지 않았는가? → 설비 도입 시 작성하는 '변경관리 절차서'에 안전 점검 수립 항목이 빠져 있음.
Why 4 (근본 원인): 변경관리(8.1.3항) 절차 개정 미비 및 신규 설비 인계인수 프로세스의 시스템적 결함.
이처럼 "담당자가 깜빡했다"가 아니라 "변경관리 프로세스 내에 안전점검표 작성 절차가 자동 매칭되지 않았다"라는 근본 원인을 도출해 내야만 심사원이 납득하는 시정조치의 출발점이 됩니다.
3.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및 객관적 증빙 자료(Evidence) 첨부법
근본 원인이 도출되었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작성해야 합니다. 바로 당장의 현상을 해결하는 **'단기 시정(Correction)'**과, 향후 동일한 문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장기 재발방지대책(Corrective Action)'**입니다.
단기 시정은 누락된 서류를 작성하거나 현장의 위험 요인을 즉시 제거하는 조치입니다. 반면 장기 재발방지대책은 표준 절차서(SOP) 재개정, 관련자 재교육, 시스템 전산화, 또는 설비적 방호장치 추가 설치와 같이 구조적인 변화를 만드는 조치여야 합니다.
또한, 시정조치계획서의 생명은 **'객관적 증빙 자료'**에 있습니다. 백마디 설명보다 확실한 한 장의 증빙이 필요합니다.
절차서 개정 지적 시: 재개정된 사내 표준 절차서 표지 및 대조표 첨부
현장 시설 미비 지적 시: 개선 전/후(Before/After) 비교 사진 및 공사 완료 확인서 첨부
교육 누락 지적 시: 재실시한 교육 교재, 참석자 자필 서명부, 평가 결과지 첨부
증빙 자료에는 지적받은 항목의 문서 번호나 현장 위치가 명확히 식별될 수 있도록 하이라이트 표시를 해두는 것이 심사원의 검토 시간을 단축시키고 승인율을 높이는 팁입니다.
4. 시정조치 완료 후 유효성 검증(Verification) 및 차기 심사 대비
시정조치 보고서를 작성하여 심사원에게 승인을 받았다고 해서 끝이 아닙니다. ISO 45001 10.2항은 수립된 시정조치가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유효성 검증'**을 실시할 것을 요구합니다.
시정조치 이행 후 약 3~6개월이 지난 시점에 내부심사원이나 안전관리자가 해당 현장을 재방문하여 대책이 잘 유지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개정된 절차서대로 현장이 작동하고 있으며, 동일한 누락 사례가 재발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유효성 검증란에 최종 서명을 남겨두어야 합니다.
실제 대응 스크립트 (차기 심사 시):
"지나해 심사에서 지적받았던 경부적합 1건에 대해 당사는 근본 원인을 분석하여 변경관리 절차서를 재개정했습니다. 이후 6개월 뒤 내부심사를 통해 유효성 검증을 실시했으며, 그 결과 신규 설비 5건에 대해 단 한 건의 점검 누락 없이 수시 위험성평가와 점검표가 정상 가동됨을 확인하고 최종 마감 처리했습니다."
차기 유지/갱신 심사 시 외부 심사원은 지난 심사 때 나온 지적사항의 시정조치 보고서와 유효성 검증 기록을 가장 먼저 펼쳐봅니다. 지난 지적사항이 완벽하게 시스템 안에서 피드백되어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면, 심사원은 해당 사업장의 자정 능력에 대해 깊은 신뢰를 갖게 됩니다.
결론
심사 지적사항은 당장은 쓰라린 성과표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이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사업장의 안전 시스템 수준이 결정됩니다.
1년 간의 공부 끝에 심사원 자격을 취득하고 4년 차 베테랑으로 성장한 지금, 저는 지적사항이 나오면 당황하지 않고 5-Why 기법과 객관적 증빙으로 완벽한 시정조치 보고서를 만들어 냅니다. 지적을 두려워하지 않고 시스템의 체질을 바꾸는 기회로 삼을 때, 비로소 외부 심사원도 인정하는 진짜 안전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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