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O 45001 / KOSHA-MS 규격 조항을 활용한 효과적인 심사원 설득법ISO 45001 / KOSHA-MS 규격 조항을 활용한 효과적인 심사원 설득법
ISO 45001이나 KOSHA-MS 인증 심사를 받다 보면, 심사원과 담당자 간에 현장 해석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옵니다. 심사원은 규격의 완벽성을 요구하고, 담당자는 현장의 실질적인 적용 한계를 설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저는 심사원이 지적을 제기하면 그저 고개를 숙이거나, 반대로 무작정 "현장 상황을 잘 모르셔서 그렇다"며 감정적으로 대립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규격 체계를 완벽히 숙지하고 난 후, 심사원과의 대화는 '논쟁'이 아니라 '규격 조항을 기반으로 한 합리적 설득'으로 바뀌었습니다. 심사원 역시 개인의 감정이나 주관이 아닌, 오직 표준 규격과 객관적 증빙만을 바탕으로 판단하는 전문가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제가 실제 심사 현장에서 자주 활용하는 규격 조항별 응대 스크립트와, 심사원을 논리적으로 설득해 부적합을 방지했던 실무 노하우를 나누고자 합니다.
1. 리더십과 근로자 참여(조항 5.4)를 활용한 의사결정 당위성 입증
심사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지적 중 하나는 "안전보건 관련 절차나 정책을 수립할 때 근로자의 의견 수렴 과정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바쁜 일정 탓에 안전보건위원회의나 간담회 기록이 다소 부실하게 작성될 때가 있고, 심사원은 이 부분을 놓치지 않고 5.4항(근로자의 협의 및 참여) 위반 가능성을 언급합니다.
처음 이런 지적을 받았을 때는 단순히 "현장 작업자들에게 구두로 다 설명했습니다"라고 답했다가 증빙 미비로 지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규격 구조를 이해한 후부터는 대응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ISO 45001 5.4항은 '비관리자 근로자의 참여와 협의를 위한 프로세스 구축'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심사원에게 형식적인 회의록 대신, 현장 위험성평가서 하단의 작업자 서명, TBM(Worksite Tool Box Meeting) 일지, 그리고 작업중지권 행사 건수와 처리 이력을 제시합니다.
"심사원님, 5.4항의 핵심은 단순히 정기 회의를 열었느냐가 아니라, 비관리자 근로자가 실질적으로 위험 요인을 발굴하고 개선 과정에 참여했는가입니다. 저희는 정형화된 회의록 외에도 매일 아침 TBM을 통해 작업자가 직접 서명한 위험요인 피드백과, 올 한 해 근로자가 직접 요청해 개선된 15건의 현장 위험성평가 수정 이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5.4항 c) 및 e)목에서 요구하는 '협의 및 참여'를 충분히 실증하는 프로세스입니다."
이처럼 조항의 핵심 목적이 '형식적 문서화'가 아닌 '실질적 참여'에 있음을 규격 조항의 세부 목(Sub-clause)을 들어 설명하면, 심사원은 당사자가 단순 수동적 피심사자가 아닌 시스템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지적을 철회하거나 긍정적 평가로 선회합니다.
2. 위험성평가(조항 6.1.2) 지적 시 '리스크 기반 사고'로 대응하기
위험성평가 심사 시 가장 흔히 발생하는 마찰은 심사원이 "왜 이 특정 위험요인이 위험성평가표에 누락되어 있느냐"라고 지적할 때입니다. 예를 들어, 현장에 새로 들어온 임시 설비나 비상구 주변의 일시적 적재물에 대해 심사원이 부적합 정황을 제기하는 경우입니다.
과거의 저는 "다음 위험성평가 주기 때 반영하겠습니다"라며 피하기 급급했습니다. 하지만 6.1.2항(위험요인 식별 및 위험성 및 기타 리스크의 평가)의 근본 취지는 '사업장 내 모든 위험을 100% 한 번에 적어두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식별하고 우선순위를 매겨 관리하는 지속적 프로세스'**에 있습니다.
실제 대응 스크립트:
"지적해주신 부분은 6.1.2.1항의 위험요인 식별 대상이 맞습니다. 다만, 저희 사업장은 6.1.2.2항의 리스크 평가 기준에 따라 위험의 빈도와 유해성을 고려하여 정기 및 수시 위험성평가 절차를 운영 중입니다. 해당 건은 다음 달 예정된 설비 변경에 따른 '수시 위험성평가' 대상으로 이미 수립된 변경관리 절차(8.1.3)에 따라 통제 계획이 수립되어 있습니다. 지금 당장 평가표에 한 줄이 누락된 것은 전체 시스템의 결함이 아니라, 관리 프로세스가 순차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과정입니다."
이와 같이 단편적인 현상 누락을 시스템의 전체 흐름(PDCA) 속에서 설명하고, 수시 평가 및 변경관리 절차라는 규격 조항을 연계하여 답변하면 심사원도 이를 부적합이 아닌 정상적인 프로세스 이행 과정으로 인정하게 됩니다.
3. 운용 기획 및 관리(조항 8.1)와 외주업체 관리(조항 8.1.4) 설득 기술
현장에서 가장 부적합이 자주 나오는 영역 중 하나가 바로 '외주 및 수급업체 안전관리'입니다. 심사원들은 수급업체 근로자의 안전보건 관리 미비나, 수급업체 평가 기준의 미흡함을 이유로 ISO 45001 8.1.4항(외재화된 프로세스 및 외주업체 조달 관리) 지적을 자주 내놓습니다.
한번은 심사원이 단기 방문한 협력업체의 작업허가서 작성 일부 누락을 이유로 중부적합에 준하는 의견을 낸 적이 있습니다. 이때 저는 8.1.4.2항(외주업체)의 본문 규격을 인용하며 설득에 나섰습니다.
실제 대응 스크립트:
"8.1.4.2항은 조직이 외주업체의 위험요인을 식별하고 평가·통제 프로세스를 갖출 것을 요구합니다. 저희는 수급업체 입찰 전 안전보건 이행능력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며, 현장 투입 전 안전교육과 작업허가서(PTW) 제도를 규정대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늘 지적된 단기 방문업체의 일부 항목 미비는 조달 시스템 자체의 부재가 아닌, 8.1.1항(운용 기획 및 통제)에서의 일회성 이행 격차입니다. 따라서 이는 전체 인증 체계의 부적합이 아니며, 즉시 현장 개선조치를 취하고 내부 점검을 강화하는 '권고사항(Observation)'으로 처리하는 것이 규격의 취지에 부합합니다."
절차(Process) 자체의 미비와 단순 일회성 실행(Execution)의 오류를 명확히 구분하여 규격 조항을 기반으로 설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시스템은 갖춰져 있으나 실행상 소소한 누락임을 규격 용어로 증명하면 지적의 수위를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4. 모니터링·측정(조항 9.1) 및 시정조치(조항 10.2)를 통한 논리적 방어
심사원 대응의 마지막 관문은 9장(성과 평가)과 10장(개선)입니다. 심사 중 지적사항이나 이상 현상이 발견되었을 때 가장 나쁜 대응은 "몰랐습니다" 또는 "앞으로는 안 그러겠습니다"입니다. 심사원은 실수가 없는 완벽한 사업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 실수가 발생했을 때 스스로 자정작용을 할 수 있는 사업장을 찾습니다.
현장에서 지적 정황이 포착되었을 때, 저는 9.1.1항(모니터링, 측정, 분석 및 성과 평가)과 10.2항(사건, 부적합 및 시정조치) 조항을 활용해 다음과 같이 논리적으로 방어합니다.
실제 대응 스크립트:
"심사원님께서 지적해주신 현장 미흡 사항은 매우 타당합니다. 다만, 이는 저희가 9.1.1항에 따라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분기별 내부심사 및 상시 안전점검 프로세스에서도 자발적으로 발굴하여 시정조치(10.2항)를 진행하는 범주 내에 있습니다. 저희 시스템은 이상 발생 시 원인 분석을 통해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자정 프로세스를 이미 보유하고 있으며, 해당 건 역시 자체 개선 관리대장에 등록하여 차기 경영검토(9.3항) 보고 안건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이처럼 지적받은 내용을 단순한 '오류'로 남겨두지 않고, 우리 사업장의 '자체 개선 프로세스(10.2항)' 안으로 흡수시켜 설명하면 심사원은 우리 회사가 자체적인 안전보건 관리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신뢰하게 됩니다.
결론
규격 조항을 활용한 심사 대응은 심사원과 싸워 이기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 사업장의 안전보건 시스템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공통의 언어로 증명하는 과정입니다.
1년 동안 눈물겨운 공부 끝에 심사원 자격을 취득하고 4년 차 베테랑이 된 지금, 저는 더 이상 심사원의 질문에 위축되지 않고 규격 조항을 무기로 당당하게 우리 현장의 안전 체계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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